국내 고배당 ETF는 이름이 다 비슷합니다. PLUS 고배당주, KODEX 고배당주, TIGER 코스피고배당, RISE 고배당, KOSEF 고배당 — 전부 '고배당'이 붙죠. 그래서 "아무거나 사도 비슷하겠지"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2017년 10월부터 8.7년을 똑같이 들고 있었다면 누적 수익이 +149%에서 +386%까지, 무려 2.6배 차이로 갈렸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 이름은 같아도 추종하는 지수가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가장 많이 오른 ETF가 정작 분배수익률은 꼴찌인 역설까지. 5종을 직접 백테스트해 숫자로 보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식하는 개발자 퍼플입니다. 고배당 ETF는 "이름값"으로 고르기 쉬운 상품인데, 막상 까보면 담는 종목도, 비용도, 분배 주기도, 그리고 결과도 전부 다릅니다. yfinance로 받은 5종의 실제 데이터를 같은 구간에 맞춰 돌려봤고, 아래 숫자는 전부 그 계산 결과입니다.
비교 대상 5종 — 이름만 같고 속은 다르다
운용사 5사에서 하나씩, 대표적인 국내 고배당주 ETF를 골랐습니다. 프로필부터 이미 제각각입니다.
| ETF | 운용사 | 추종 지수 | 종목수 | 총보수(연) | 분배 주기 |
|---|---|---|---|---|---|
| PLUS 고배당주 (161510) | 한화 | FnGuide 배당주 | 30 | 0.23% | 월 |
| KODEX 고배당주 (279530) | 삼성 | FnGuide 고배당 Plus | 상위 30% | 0.30% | 월 |
| TIGER 코스피고배당 (210780) | 미래에셋 | 코스피 고배당 50 (KRX) | 50 | 0.29% | 분기 |
| RISE 고배당 (266160) | KB | FnGuide 고배당 포커스 | 약 60 | 0.20% | 분기 |
| KOSEF 고배당 (104530) | 키움 | MK Wealth 고배당 20 | 20 | 0.19% | 월 |
지수 제공사(FnGuide·KRX·MK)부터 다르고, 담는 종목 수가 20개에서 60개까지 3배 차이입니다. 총보수도 0.19%에서 0.30%까지 벌어집니다. "같은 고배당"이 아니라 사실상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전략인 셈이죠. 이게 결과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8.7년 백테스트: 2.6배로 갈렸다
2017년 10월 17일(다섯 종목 중 가장 늦게 상장한 KODEX 고배당주의 상장일)부터 2026년 6월 22일까지, 8.68년·2,098거래일을 같은 구간에 맞춰 비교했습니다. 분배금은 전부 재투자한 총수익 기준입니다.
| ETF | 누적 총수익 | 연환산(CAGR) | 최대낙폭(MDD) | 연변동성 |
|---|---|---|---|---|
| PLUS 고배당주 | +178.0% | 12.50% | -51.6% | 20.3% |
| KODEX 고배당주 | +149.3% | 11.10% | -49.1% | 17.1% |
| TIGER 코스피고배당 | +157.7% | 11.53% | -48.0% | 18.4% |
| RISE 고배당 | +386.4% | 19.99% | -43.3% | 21.6% |
| KOSEF 고배당 | +196.1% | 13.32% | -49.3% | 20.8% |
스프레드가 237%포인트, 배수로는 2.59배입니다. 가장 덜 오른 KODEX 고배당주(+149%)와 가장 많이 오른 RISE 고배당(+386%)이 같은 8.7년, 같은 한국 증시에서 이만큼 갈렸습니다. ③번 글에서 본 국내 S&P500 ETF들은 누적 수익률 격차가 1.3%포인트에 불과했는데(같은 지수를 추종하니까), 여기선 그 180배입니다. 고배당 ETF는 '같은 상품의 수수료 경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략의 경쟁'이라는 뜻입니다.
왜 갈렸나 — 결국 '지수'다
차이의 범인은 추종 지수입니다. 다섯 지수가 종목을 고르는 방식이 다릅니다.
- KOSEF 고배당은 'MK Wealth 고배당 20' — 딱 20종목, 배당성향 90% 미만에 4년 연속 흑자 같은 품질 조건을 겁니다. 가장 집중적입니다.
- PLUS 고배당주는 'FnGuide 배당주' — 유동성 상위 200종목 중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30종.
- TIGER 코스피고배당은 KRX의 '코스피 고배당 50' — 코스피에서 배당수익률 상위 50종.
- KODEX 고배당주는 'FnGuide 고배당 Plus' — 배당수익률 상위 30%에 저변동성 필터.
- RISE 고배당은 'FnGuide 고배당 포커스' — 코스피·코스닥의 고배당 종목 약 60개를 담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이 지수가 마침 최근 밸류업 랠리의 주도주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지수 구성의 차이가 +386%의 비밀입니다. 연도별로 쪼개 보면 격차는 거의 전부 최근 2년에 벌어졌습니다.
| 연도 | PLUS | KODEX | TIGER | RISE | KOSEF |
|---|---|---|---|---|---|
| 2021 | +22% | +23% | +39% | +15% | +35% |
| 2022 | -2% | -4% | -12% | -11% | -9% |
| 2023 | +14% | +6% | +12% | +22% | +15% |
| 2024 | +27% | +13% | +12% | +4% | +28% |
| 2025 | +55% | +47% | +45% | +70% | +50% |
| 2026(~6월) | +19% | +22% | +14% | +102% | +14% |
2024년까지는 다섯 종목이 엎치락뒤치락 박빙이었습니다. 그런데 2024~2025년 한국 증시의 '밸류업' 랠리(저평가 대형 가치주·금융주의 재평가)에서 RISE의 지수가 그 수혜주들을 정통으로 담고 있었고, 그 결과 2025년 +70%, 2026년 상반기에만 +102% 단독 폭발한 겁니다. (이 급등이 데이터 오류가 아닌지 의심스러워, RISE의 현재가 41,840원과 52주 밴드 15,365~42,940원을 yfinance·인베스팅닷컴·구글 파이낸스 세 곳에서 원 단위까지 교차 확인했습니다. 실제 수치입니다.)
즉 RISE의 우승은 '고배당'이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라, 그 지수가 마침 밸류업 주도주를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고배당' 이름 아래 사실상 다른 베팅이 숨어 있었던 거죠.
비용은 승부처가 아니었다
흥미로운 반전이 있습니다. ③ 국내 S&P500 ETF 글이나 ⑥ 나스닥100 ETF 글에서는 "광고하는 총보수의 진짜 부담"을 따지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니 수익률이 똑같고, 그러면 비용이 곧 승부였으니까요.
그런데 고배당 ETF에선 그 논리가 깨집니다. 총보수가 가장 싼 KOSEF(0.19%)와 RISE(0.20%) 중 RISE는 1등, KOSEF는 4등입니다. 가장 비싼 KODEX(0.30%)는 꼴찌. 즉 비용 순서와 성과 순서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8.7년간 0.1%포인트의 보수 차이는 누적 약 1%포인트 안팎인데, 성과 격차는 237%포인트였으니 비용은 반올림 오차 수준이죠. 지수가 다르면, 비용을 0.01% 아끼는 것보다 어떤 지수를 고르느냐가 100배 중요합니다.
고배당의 진짜 엔진은 '배당 재투자'
그럼 고배당 ETF의 수익은 어디서 올까요. 가격 상승과 배당을 분리해 봤습니다.
| ETF | 가격 수익 | 총수익 | 배당 기여분 |
|---|---|---|---|
| PLUS 고배당주 | 78.3% | 178.0% | +99.7%p |
| KODEX 고배당주 | 70.0% | 149.3% | +79.3%p |
| TIGER 코스피고배당 | 78.0% | 157.7% | +79.7%p |
| RISE 고배당 | 260.4% | 386.4% | +126.0%p |
| KOSEF 고배당 | 93.2% | 196.1% | +102.9%p |
RISE를 빼면, 배당 기여분(+79~103%p)이 가격 상승분과 맞먹거나 더 큽니다. PLUS는 가격이 78% 오르는 동안 배당 재투자가 거의 100%포인트를 더 얹었습니다. 고배당 ETF를 사는 이유가 바로 이것 — 받은 분배금을 다시 굴리는 복리가 장기 수익의 절반 이상을 만듭니다. 분배금을 그냥 쓰지 말고 재투자해야 이 표의 '총수익'에 가까워집니다. 같은 데이터로 포트폴리오를 자동 재투자·리밸런싱하는 방법은 ⑤ 파이썬 ETF 자동 리밸런싱 글에서 코드로 다뤘습니다.
개발자라면 이 비교를 직접 돌려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상장일이 다른 종목을 같은 구간에 맞추는 것뿐입니다.
import yfinance as yf
import pandas as pd
tickers = {"PLUS": "161510", "KODEX": "279530", "TIGER": "210780",
"RISE": "266160", "KOSEF": "104530"}
# 분배 재투자 반영된 총수익(auto_adjust=True) 종가를 모아 공통 구간만 남긴다
tr = {name: yf.Ticker(code + ".KS").history(period="max", auto_adjust=True)["Close"]
for name, code in tickers.items()}
df = pd.concat(tr, axis=1).dropna() # dropna가 공통 상장 구간으로 잘라줌
total = (df.iloc[-1] / df.iloc[0] - 1) * 100 # 구간 누적 총수익
print(total.round(1).sort_values()) # KODEX +149 ... RISE +386
pd.concat(...).dropna() 한 줄이 다섯 종목을 가장 늦게 상장한 종목 기준으로 정렬해 줍니다. 이걸 빼먹고 각자 다른 기간으로 비교하면 숫자가 엉킵니다.
고배당 ≠ 저위험
"고배당주는 안정적"이라는 통념도 데이터로는 절반만 맞습니다. 다섯 종목 모두 최대낙폭이 -43%에서 -52%, 연변동성은 17~22%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 폭락과 2022년 약세장에서 고배당 ETF도 반토막에 가깝게 빠졌습니다. 배당이 쿠션이 되어주긴 하지만, 주식형 ETF인 이상 시장이 빠지면 같이 빠집니다. "배당 받으니 마음 편하게"라는 말과 -50% 낙폭은 같이 가야 하는 현실입니다.
RISE의 역설 — 가장 많이 올랐는데, 분배수익률은 꼴찌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함정입니다. 지금 시점의 분배수익률(최근 1년 분배금 ÷ 현재가)을 보면 순위가 완전히 뒤집힙니다.
| ETF | 현재가 | 최근 1년 분배금 | 분배수익률(TTM) |
|---|---|---|---|
| KODEX 고배당주 | 16,885원 | 677원 | 4.01% |
| TIGER 코스피고배당 | 22,825원 | 904원 | 3.96% |
| KOSEF 고배당 | 17,425원 | 695원 | 3.99% |
| PLUS 고배당주 | 24,875원 | 971원 | 3.90% |
| RISE 고배당 | 41,840원 | 945원 | 2.26% |
8.7년 수익률 1등이던 RISE가 분배수익률은 2.26%로 꼴찌입니다. 분배금 절대액(945원)은 남들과 비슷한데, 가격이 3배로 뛰면서 분배수익률이 절반으로 압축된 겁니다. "고배당 보고 샀는데 정작 배당은 제일 적게 주는" 상황. 과거 수익률 표만 보고 RISE를 지금 사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가격에 가장 낮은 배당을 받게 됩니다. 과거 수익률은 미래의 배당이 아닙니다.
참고로 국내 고배당주 ETF의 분배수익률은 다들 연 4% 안팎입니다. "월 8~10%" 같은 고분배는 고배당주 ETF가 아니라 옵션 프리미엄을 나눠주는 커버드콜 ETF의 영역이고, 둘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커버드콜은 상승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분배를 키웁니다).
그래서, 어떻게 고를까
이름과 과거 수익률 대신 이 네 가지를 보세요.
- 추종 지수와 종목 수 — 무엇을 담는지가 성과의 90%입니다. 'OO고배당'이라는 이름 말고, FnGuide 배당주인지·코스피 고배당 50인지, 아니면 RISE처럼 최근 밸류업 주도주에 쏠려 있는지 확인하세요. 20종 vs 60종은 전혀 다른 위험입니다.
- 현재 분배수익률 — 과거 수익률이 아니라 지금 사면 받을 배당. 가격이 많이 오른 종목은 분배수익률이 낮습니다.
- 분배 주기 — 생활비로 쓸 거면 월분배(PLUS·KODEX·KOSEF), 재투자 위주면 주기는 덜 중요합니다.
- 비용 — 같은 지수가 아니므로 비용은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0.2~0.3%대면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누구에게 무엇이 맞느냐면 — 매달 현금 흐름이 목적이면 월분배에 분배수익률 4%대인 KODEX·PLUS·KOSEF가 정직한 선택입니다. RISE는 '고배당'보다 '밸류업 대형주' 베팅에 가깝다는 걸 알고 접근해야 하고, 지난 2년의 수익률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요약
국내 고배당 ETF 다섯 종목은 이름만 비슷할 뿐, 추종 지수가 전부 달라 8.7년 누적 총수익이 +149%에서 +386%까지 2.6배 갈렸습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던 S&P500·나스닥100 ETF 비교와 달리, 여기서는 비용이 아니라 지수 선택이 성과를 좌우했습니다. 수익의 절반 이상은 배당 재투자의 복리에서 나왔고(기여 +79~126%포인트), 그럼에도 최대낙폭은 모두 -43~-52%로 고배당이 저위험을 뜻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RISE는 그 지수가 마침 밸류업 주도주를 담아 폭등했지만, 그 결과 분배수익률은 2.26%로 가장 낮아진 역설을 보여줍니다. 이름과 과거 수익률이 아니라, 어떤 지수를 담고 지금 얼마를 배당하는지를 보고 고르세요.
데이터 기준: 누적 총수익·CAGR·MDD·변동성은 yfinance의 각 ETF 종가를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총수익은 분배금 재투자를 반영한 수정종가(auto_adjust) 기준, 공통 거래일 2017-10-17~2026-06-22(2,098거래일)로 정렬했습니다. 가격수익/배당 기여 분해는 미수정 종가와의 차이로 계산했습니다. 분배수익률(TTM)은 최근 1년 분배금 합계 ÷ 현재가입니다. 총보수·추종지수·종목수·분배주기는 각 운용사(한화·삼성·미래에셋·KB·키움) 공식 자료 기준이며, 분배 주기는 최근 실제 분배 내역으로 확인했습니다(여러 종목이 2024년 중 월분배로 전환됨). RISE 고배당의 2025~2026년 급등 수치는 yfinance·인베스팅닷컴·구글 파이낸스 세 곳에서 교차 검증했습니다. 순자산·분배금·지수 구성은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과거 성과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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